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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와 생두의 특징

<챕터. 2-2> 맛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

커피맛을 컨트롤하기 위한 '6가지 요소'에 대해 하나씩 살펴봅시다.

6가지 요소 중에서 배전도를 제외한 5가지(가루의 굵기와 분량, 물 온도, 추출 시간과 추출량)가 추출에 관련된 요소입니다. 추출 시에는 다양한 조건을 미묘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히 계측하면 언제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요소도 있는 반면, 의도한 대로 안정화하기 어려운 요소도 있습니다. 커피가루의 분량, 물 온도, 추출량은 수치만 결정하면 비교적 쉽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가루의 굵기는 그라인더의 정밀도에 좌우됩니다. 드립으로 가장 조절하기 어려운 것은 추출 시간입니다. 물을 부을 때의 리듬과 속도가 추출 시간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커피맛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

                                                                                  a.  배전도

                                                                                  b.  가루의 굵기(분쇄도)

                                                                                  c.  가루의 분량

                                                                                  d.  물 온도

                                                                                  e.  추출 시간

                                                                                  f.   추출량

 

맛의 컨트롤을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 외에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야 합니다. 기본 추출에서도 강조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갓 로스팅한 신선한 커피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로스팅 후 2주 이상 지났거나, 보관환경이 나빠 열화 된 원두, 산패하기 직전의 커피는 물을 머금은 힘이 약하며, 그런 경우에는 90℃ 이상의 높은 온도가 아니면 맛과 향이 나오지 않습니다.

종이필터 역시 종이의 성질상 주변 냄새나 습기를 흡수하기 쉽습니다. 한번 개봉한 필터는 그대로 서랍에 넣어 두거나 선반 등에 꺼내놓지 말고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해야 합니다. 향은 맛에 영향을 주는 커다란 요인입니다. 세심하게 관리하고, 수년이 지난 것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용한 드리퍼와 서버 등의 도구는 바로 중성세제로 씻고 행주 등으로 물기를 닦아냅니다. 커피의 떫은맛이 남지 않도록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라인더 등은 정기적으로 청소해서 미분이 남지 않게 합니다. 그라인더에 남은 미분은 산화해서 맛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도구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준비와 사용 후 세척과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a. 배전도

커피맛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배전도입니다. 로스팅이 커피맛의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스팅으로 생긴 커다란 차이를 추출로 커버하기는 어렵습니다. 원하는 맛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선정하는 일부터 컨트롤이 시작됩니다. 커피맛은 산지별 품종보다 오히려 배전도의 차이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는데, 산지별 품종에 따른 맛의 특성은 같은 배전도의 조건에서 비교했을 때 비로소 성립합니다. '풀 시티(중강배전)의 콜롬비아'처럼 배전도와 함께 '특정한 맛'으로 규정되는 것입니다. 모카는 신맛을 지녔어도 강하게 볶으면 신맛이 사라지고 쓴맛이 나옵니다. 쓴맛이 개성적인 만델링도 약하게 볶으면 신맛이 강해집니다. 배전도에 다양한 구분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4~8단계로 나뉩니다.

 

약배전_ 라이트(light) / 시나몬(cinnamon)

중배전_ 미디엄(medium)/ 하이(high)

중강배전_ 시티(city) / 풀 시티(full city)

강배전_ 프렌치(French) / 이탈리안(ltalian)

 

실제로 커피콩을 볶아보면 알겠지만, 이러한 구분법은 '크랙(crack)'의 타이밍과 연관됩니다. 크랙이란, 커피콩이 가열되어 수축, 팽창하면서 터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크랙이 생기면서 콩은 커다랗게 팽창합니다. '라이트'는 1차 크랙이 시작하기 직전이며, '시나몬' 은 1차 크랙 도중, ' 미디엄' 은 1차 크랙이 끝난 시점, '하이'는 콩의 주름이 퍼져서 향이 변하기 직전입니다. '시티'는 2차 크랙까지이며, '풀 시티'는 2차 크랙이 끝날 무렵입니다. '프렌치'는 검은색에 갈색이 섞인 단계, '이탈리안' 은 갈색이 사라지고 검은색이 된 단계입니다.

최적의 배전도는 커피콩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배전도가 가장 적합한지는 각각의 생두를 이탈리안 로스팅까지 실제로 한 번씩 볶아서, 결정된 배전도에 맛을 확인하고 그 커피콩의 개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최상의 포인트를 찾아 결정해야 합니다. 자가 배전을 할 때는 다시 한번 로스팅 기술과 시스템을 익힌 다음, 수고를 아끼지 않고 실제로 볶아보아야 합니다.

로스팅하는 사람과 가게의 사고방식에 따라 기준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원두를 살 때는 생두의 맛을 충분히 끌어내기 위한 배전도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생두의 개성과 배전도의 관계를 이해한 다음 최적의 배전도를 결정한 곳에서 원두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배전도의 기준과 그 구분법을 아래에서 소개합니다. 커피콩의 크기는 실물 크기이며, 색감도 가능한 실물에 가깝게 재현했으므로 하나의 기준으로 삼기 바랍니다. 배전도는 약배전, 중배전, 중강배전, 강배전의 4단계로 나뉩니다.

 

커피는 생두의 타입에 따라 적합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배전도가 있습니다. 커피콩을 4가지 타입으로 분류했으며, 각 타입마다 어떤 배전도가 어울리는지 아래와 같은 표로 나타냈습니다. 이 표의 어느 정도 기준을 잡아서 그 전후로 로스팅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A-D 타입 생두의 특징

A   함수량이 적으며, 전체적으로 하얗고 성숙도가 매우 높습니다. 콩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편평하고 과육이 적고, 콩의 표면은 비교적 요철이 적고 매끈합니다. 대체로 저산지에서 중산지의 커피가 많으며, 신맛이 적고 향도 약합니다. 열의 전달이 빠릅니다. 약배전이나 중배전으로 사용해도 극단적인 신맛이 나지 않습니다. 강배전으로 볶으면 특색 없이 단조로운 맛이 됩니다. 약배전에서 중배전 사이가 적합합니다.

 

다루기 편한 타입의 커피콩입니다. 표면이 조금 건조해 보이며 요철이 조금 있습니다. 저산지에서 중고산지의 커피가 많습니다. 약배전이나 중배전, 중강배전으로 사용합니다. 심지어 강배전으로 로스팅해도 마시기 좋습니다. 입문자용 커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약배전으로 볶으면 떫은맛이 나기 쉬우므로 주의합니다.

 

C  중고산지의 커피가 많습니다. 과육이 많고 표면에 요철이 적고, 다양하게 쓰이고, B타입이나 D타입과의 호환성이 좋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이 가장 풍부한 중강배전에 최적입니다. 특히 향이 뛰어나며, 복잡 미묘하고 세련된 맛을 함께 지녔습니다.

 

D  고산지의 크고 과육이 많은 커피이며, 과실이 단단하고 표면에 요철이 있습니다. 열전달이 느리며, 강한 신맛을 지녔습니다. 중강배전에서 강배전에 적합하며 스모크 플레이버(smoke flavor)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알맞습니다. 강배전으로 볶으면 맛이 단조로워지지만 A타입이나 B타입에 없는 바디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생두의 4가지 타입과 배전도
배전도        /          타입 A B C D
약배전 O X
중배전 O O
중강배전 O O
강배전 X O

생두를 A~D의 특징에 따라 4가지 타입으로 나누었을 때, 각각의 생두가 지닌 맛이 어떤 배전도에서 최대한 살아나는지 정리한 표입니다. 

◎는 기본적으로 잘 어울리는 배전도, O는 적합, △는 보통, X는 부적합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