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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법칙과 맛의 성분

<챕터. 2> 맛을 결정하는 법칙

6가지 요소를 이용해 자유자래로 컨트롤

추출로 원두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알아야 할 6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이들 요소가 맛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그 법칙을 알면,

맛의 컨트롤은 의도한 대로 이루어집니다.

6가지 요소를 능숙하게 다루면 원두의 불균형을 조정할 수 있으며,

독창성 있는 맛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 맛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와 그 법칙'에 대해 알아봅니다.

 

<챕터. 2-1> 커피에서 추출되는 맛의 성분

추출의 기본을 익혔다면, 다음에는 조건을 바꿔서 맛을 자유롭게 컨트롤해봅시다. 기본 추출의 포인트였던 요소를 미세 조정하면, 추출의 구조를 이용해 원하는 맛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맛의 컨트롤은 수년간 경험을 쌓은 사람이나 숙련된 기술을 터득한 사람만 가능한 것이 아니며, 각 요소의 구조를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챕터. 1>에서 소개한 카페의 기본 추출도 모든 커피 중에서 최고의 맛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조건 중에서 가장 최고의 맛으로 컨트롤하기 위한 조건을 독자적으로 고안한 것입니다.

이번 챕터의 목적은 커피의 맛을 컨트롤하기 위한 '6가지 요소'와 각 요소에 대한 명확한 법칙을 세워서, 맛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의 성질을 이용하여 조합하거나 자유롭게 다루어서 독창성 있는 맛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원하는 맛에 도달했을 때 가각의 요소가 어떤 조건이었는지 기록해두면 재현성은 한없이 높아집니다.

 

커피에서 추출되는 맛 성분과 실제 미각에 대해

원하는 맛을 추출하려면 먼저 커피맛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챕터. 1>에서도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커피맛의 대표적인 요소로는 신맛, 깔끔한 쓴맛, 깊이 있는 쓴맛, 날카로운 쓴맛, 불쾌한 탄맛, 떫은맛, 단맛 등이 있습니다.

맛의 취향에는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많은 아시아인들이 '마일드한 맛'과 '감칠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은 향을 중시' 하고 '일본은 맛을 중시' 한다고 할 정도로, 순하고 부드러운 맛은 커피뿐 아니라 차 같은 음료나 식사에서도 아시안 테이스트(Asian taste)로 불리며 친숙합니다.

일식과 함께 맛국물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감칠맛' 은 세계 공통의 맛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커피에 감칠맛 성분이 들어 있진 않지만, '바디'는 감칠맛에 가까운 맛을 연출합니다. 단조로운 맛이 아닌, 여러 가지 복잡한 맛이 하모니를 이루어 심오함이 느껴지는 '바디'는 좋은 커피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쓴맛과 신맛은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맛

미각에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등 5가지의 맛이 있습니다. 우리 혀에는 각각의 맛에 반응하는 수용기가 있어 맛을 감지합니다. 추가로 떫은맛과 매운맛은 혀 이외의 부분에서 느끼는 통각과 온도감각으로, 좁은 의미에서는 미각과 다릅니다. 온도에 따라서도 맛을 느끼는 방식은 달라집니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입에 대는 것은 모유나 우유입니다. 그 안에 포함된 맛은 '단맛'과 '감칠맛'이며, 여기에 '짠맛'을 포함한 3가지 맛은 안전하고 몸에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을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됩니다. 그에 비해 '신맛'과 '쓴맛은' 경계해야 할, 위험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어린 시절에 쓴 맛이 나는 채소를 먹으면 얼굴을 찌푸리며 무심코 뱉어버리는 것은, 좋고 싫고를 떠나서 몸에 좋지 않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신맛이 나는 레몬이나 매실절임을 먹을 때 침이 나오는 것은, 산성이 강해진 입안의 pH 수치를 중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인간 본능으로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미각 경험도 쌓고 안전성도 확인하며, 더 많은 자극을 찾아 다양한 맛에 친숙해지게 됩니다. 커피의 대표적인 맛은 인간 본능에서 보면 가장 경계해야 하는 '쓴맛'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하지만, 커피의 '쓴맛'에서는 '부드러운', '개운한', '깊이 있는' 등의 여러 가지 긍정적인 형용사가 붙습니다. 실제로 커피를 그다지 즐기지 않았던 사람이 커피를 마시게 되면서 '쓴맛' 이 강한 강배전의 커피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커피의 주요 성분은 카페인일까?

커피의 쓴맛이라고 하면 무엇을 떠올리게 되겠습니까? 많은 사람이 '카페인'이라고 대답할지 모릅니다.

알려진 것처럼 카페인은 커피 외에도 차, 초콜릿, 과라나(Guarana) 등에 포함된 각성 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입니다.

카페인에 쓴맛이 있긴 하지만, 커피의 쓴맛은 카페인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처음에 커피의 쓴맛은 카페인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로스팅을 할수록 쓴맛은 강해지는데, 카페인의 양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커피가 지닌 쓴맛의 정체가 카페인이라는 데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가 발명되자 카페인을 제거해도 쓴맛이 충분히 남는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습니다. 커피의 쓴맛은 카페인 이외의 쓴맛 나는 물질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 후로 연구가 진행되어 커피의 쓴맛 중에 카페인이 10~30%를 차지한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카페인은 물에 녹기 쉬우며 깔끔한 쓴맛이 납니다. 개운한 기분이 들어서 또 마시고 싶어 지는, 약리적인 맛으로서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깊이 있는 쓴맛, 깔끔한 쓴맛

특히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깔끔한 쓴맛'과 '깊이 있는 쓴맛' 이 있습니다. 즉 입안에 남는 지속시간이 짧은 쓴맛과, 길게 남는 쓴맛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맛에 관해 커피 연구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커피를 마실 때 입안에 머금은 액체를 대부분 그대로 삼키지만, 일부 성분은 맛을 느끼는 센서인 미뢰(맛봉 오리)와 구강 점막에 남습니다. 그 후에 점막 위를 시트처럼 덮으며 흐르는 타액에 성분이 씻겨 나갑니다. 기본적으로 분자량이 적고 친수성이 높은 분자일수록 빠르게 유실됩니다. 커피의 쓴맛은 분자 크기와 친수성의 차이에 따라 빠르게 사라지는 성분부터 오랫동안 머무르는 성분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며, 전자는 개운한 쓴맛, 후자는 뒤에 남는 쓴맛이 됩니다."

 

또한, 쓴맛의 성분뿐 아니라 다른 맛의 요소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신맛은 원래 수용성이 높아서 흐르기 쉬운 데다, 신맛을 중화하기 위해 타액이 많이 분비됩니다. 따라서 씻겨 사라지는 속도 전체가 빨라집니다. 결과적으로 신맛 자체가 빨리 사라질 뿐만 아니라 다른 성분도 빨리 사라져서, 신맛 성분이 많으면 개운한 맛이 느껴집니다. 또한, 떫은 성분은 구강 내의 단백질과 결합하여 잔류성이 높아집니다.

유지분은 친유성이 높은(친수성이 낮은) 다른 성분을 녹여 구강 내에 오래 머물면서, 다른 성분과 함께 늦게 사라지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맛의 복잡한 관계성에 따라 커피의 맛, 정확히는 '맛을 느끼는 방법' 이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