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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추출의 구조와 연마에 대한 이해

컨트롤의 법칙을 이해하고 추출 기술을 연마하기

마지막 미세 조정의 기회인 '추출'에서 여러 요소의 성질을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고 원하는 맛을 끌어내는 기술을 익히면, 커피맛의 재현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특히 자유도가 높은 페이퍼 드립에서는 더 그렇게 됩니다. 컨트롤의 법칙을 모르고 추출을 시도하는 것은 무모합니다.

맛의 컨트롤은 무작정 숙련된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전도와 가루와 굵기, 가루의 분량과 물 온도, 추출 시간, 추출량 같은 조건을 아주 조금만 바꿔도 같은 원두에서 다른 맛의 커피가 탄생합니다. 그 법칙을 이 한 권에 정리했습니다.

<챕터. 1>에서는 커피 추출의 구조와 페이퍼 드립의 기본 추출을 확실히 이해하고, <챕터. 2>에서는 맛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를 자세히 알아본 후에 맛의 컨트롤 법칙으로 넘어갑니다. <챕터. 3>에서는 페이퍼 드립을 중심으로 다양한 추출 도구와 그 맛의 특성을 분석합니다.

세계적으로 핸드드립이 재인식되어 다시 주목받는 지금, 커피업계에서는 추출의 컨트롤 법칙을 알아야 합니다.

 

'맛의 재현' 은 프로에게, 또 최상의 커피를 추구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며, 이것이 가능해야 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커피가 맛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오늘도 변함없는 맛'이라고 느낄 수 있게, 카페의 기준을 확실히 재현해야 합니다.

이제 생두를 들여와서 추출하기까지 카페에서의 실제 과정에 따라 '맛을 완성하는 프로세스'를 확인해봅시다.

 

1. 생두의 향미 특성(맛)

2. 생두의 핸드 피킹(1번째)

3. 로스팅

4. 로스팅한 원두의 핸드 피킹(2번째)

5. 로스팅한 원두의 보존 관리

6. 블렌딩(스트레이트나 싱글 오리진은 생략)

7. 그라인딩(분쇄)

8. 추출

 

맛을 완성하는 프로세스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번의 로스팅까지 90%의 컨트롤을 마친 상태가 대체로 효율성도 좋고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3의 로스팅에서 조금 강하게 로스팅되더라도 6번의 블랜딩 단계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고, 스트레이트라면 7번 또는 8번에서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상위 프로세스의 실수는 하위 프로세스로 보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추출은 맛을 미세 조정하는 마지막 기회인 셈인 것입니다. 물론 '하위 프로세스만으로 상위 프로세스의 실수를 상쇄할 수 없다'라는 원칙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 추출'로 바로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모든 프로세스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 미세 조정의 기회에서도 신중하게 컨트롤하여 원하는 맛을 재현해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챕터. 1> 커피 추출의 구조

 

기본을 몸에 익히기 위해

추출은 누구라도 가능한 직업이며, 특히 페이퍼 드립은 자유도가 높습니다.

그만큼 매번 일정하게 안정적인 맛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먼저 추출의 구조를 이해하고 머릿속에 넣어두어야 합니다.

그다음 그 기술의 기본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맛의 재현성을 높여야 합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추출의 구조'와 '기본 추출'에 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챕터. 1-1> 커피 추출의 구조

극단적으로 말해, 맛을 따지지 않는다면 커피 추출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커피가루와 추출 도구만 준비되면, 그다음에는 뜨거운 물과 컵을 준비하는 것만으로 커피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골 카페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와 집에서 내리는 커피가 왜 그렇게 다른지 의아해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같은 원두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자신이 내린 커피와 가족이 내린 커피의 맛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내린 커피라도 '오늘은 좀 아쉬운데?', '이번엔 맛이 좋네' 하듯이 맛이 달라지곤 합니다. 추출에 관한 깊은 고민 없이는 몇 년 동안 커피를 내려도 추출된 맛은 그때뿐이고 재현성을 높이기는 어렵습니다.

완전히 똑같은 생두로 시작해도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로스팅 차이와 보관 상태 차이, 분쇄 방법에 따라 커피맛은 크게 좌우됩니다. 게다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갈 수 있게 손질한 똑같은 원두로 추출했을 때조차 추출조건에 따라 '그럭저럭 마실 만한 커피'에서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커피'와 '최상의 커피'까지 폭넓은 맛으로 완성됩니다.

추출은  '커피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을 뿐인 작업'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는 법칙이 있습니다. 추출할 때, 마이크로의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눈으로 직접 확인은 못하지만 드리퍼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면 추출되는 맛이 달라지는 이유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추출의 구조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알아봅시다.

추출이란, 커피콩의 성분을 '뽑아내는 과정'

추출 도구 안에서는 물과 분쇄한 커피콩 사이에 매우 복잡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조건이 미묘하게 달라지기만 해도 추출된 커피의 맛은 풍부하게 변화합니다. 커피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은 추출에 관해 다음처럼 설명합니다.

"커피콩의 향미 성분은 로스팅까지의 과정에서 결정됩니다. 추출이란, 커피 생두를 로스팅해서 생겨난 성분을 '얼마나 뽑아낼 것인가' 하는 것이며, 그 조절에 따라 맛이 결정됩니다. 커피에는 다양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친수성이 높아 용해되기 쉬운 성분부터 친유성(소수성)으로 용해되기 어려운 성분까지 존재합니다. 그 조건과 시차를 이용해 어떻게 성분을 뽑아내는지를 이해한다면, 추출한 커피의 맛을 컨트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로스팅한 원두를 그대로 물이나 뜨거운 물에 담가 두면 성분은 좀처럼 녹아 나오지 않습니다. 원두를 분쇄해야 비로소 성분이 쉽게 녹아 나옵니다. 다만 물이나 뜨거운 물에서 쉽게 녹아 나오는 만큼, 공기에 닿는 면도 늘어나 향이 날아가고 산화도 빨라집니다. 따라서 추출 직전에 원두를 간 '분쇄 직후'가 '좋은 커피'의 중요한 전제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