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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핑으로 터득하는 맛의 컨트롤, 마지막으로

c. 프렌치프레스

홍차를 추출하듯 뜨거운 물에 커피가루를 담가 추출하는 완전한 침지식 추출법입니다. 금속필터로 누르기 때문에 풍부한 유지분과 함께 원두가 지닌 특성을 그대로 끌어냅니다. 가루를 넣고 한 번에 물을 붓기 때문에 누구든 쉽게 추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충분히 뜸을 들이고, 조심스럽게 물을 부어야 하며, 누르는 타이밍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 3가지를 확실히 한다면 누구라도 균일한 맛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프렌치프레스의 구조

대표적인 침지식 추출법이지만, 뜸 들이는 시간과 물을 붓는 방법 등이 맛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추출한 다음, 금속필터를 눌러 커피가루를 여과하고 커피액과 분리합니다. 추출 방법은 앞서 말한 페이퍼 드립의 기본 추출과 같습니다. 뜨거운 물이 커피가루 전체에 스며들도록 충분히 뜸을 들이고, 그 후에도 물을 부을 때는 커피가루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비스듬히 기울여 조심스럽게 붓습니다. 필터를 누를 때도 세게 누르거나 위아래로 여러 번 움직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가루가 떠다니지 않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프렌치프레스 추출 커핑

프렌치프레스 제조사의 추천 조건으로 추출한 커피맛을 카페 방식으로 커핑을 하였습니다(추천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카페 블렌드의 기본 추출 조건으로 설정).

추출 조건

커피가루_ 카페 블렌드

a. 배전도_ 조금 강하게 볶은 중강배전

b. 가루의 굵기_ 중간 굵기(5.5)

 

기본 추출과 다른 조건

c. 가루의 분량_ 2인분 20g

d. 물 온도_ 93℃

e. 추출 시간_ 3분 30초(뜸 들이기 1분)

f. 추출량_ 240ml

 

추출한 커피의 커핑 노트
플레이버
신맛
단맛
플레이버와 신맛, 단맛이 살아 있다. 중강배전과 중배전 원두가 적합합니다.
침지식이어서 성분이 전체적으로 진하게 나옵니다.
또한, 오일은 향이 쉽게 흡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 미분이 섞이긴 하지만, 종이나 천으로 여과하지 않은 강렬한 맛입니다.
원두의 질과 배전도에 따라 다른 맛을 끌어냅니다.
원두의 품질이 맛을 좌우하며, 직접적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뜸들이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물을 조심스럽게 붓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챕터. 3-3>  커핑으로 터득하는 맛의 컨트롤

지금까지 소개한 <챕터. 2 맛을 결정하는 법칙>과 <챕터. 3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추출>을 이론적으로 이해했다면, 일단 맛의 컨트롤을 바로 실천해봐야 합니다. 구조를 이해하기만 해서는 맛을 컨트롤하여 커피를 내릴 수 없습니다. 우선은 가지고 있는 추출 도구로 6가지 요소의 조건을 단계적으로 조절해봅니다. 때로는 이제까지 사용한 적 없는 추출 도구를 시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조건을 바꾼 것만으로도 맛이 달라지는 경험은, 놀라움으로 몸에 각인되고 감각을 단련시켜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맛의 최종 확인을 기록으로 남겨서 검토를 합니다

맛의 컨트롤을 터득하려면 조금이라도 맛있는 커피를 직접 추구할지, 가게의 타겟층을 고려해 그 취향에 맞출지, 유행하는 맛을 정확히 찾아낼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따라 맛의 방향성을 정하고, 그 맛에 가까워지도록 파고들어야 합니다. 맛을 결정하기까지 몇 변이고 조건을 바꿔서 추출을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 테크닉을 연마하여 미각을 갈고닦게 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커핑 기록 남기기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드립한 커피를 마셨을 때 「조금 신맛이 강한걸?」, 「떫은맛이 나네」 등의 막연한 감상만으로는 이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커핑은 커피맛의 최종 확인입니다. 확인한 맛을 바탕으로 그 조건에서 추출했을 때의 장단점(신경 쓰이는 점)을 되짚어보고, 다음에는 어떤 요소를 얼마만큼 바꿔야 이상적인 맛에 가까워질지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것입니다. 커핑에도 여러 방식이 있는데, 여기서는 추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테스트하는 「SCAJ(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Japan, 일본스페셜티커피협회)」 방식의 커핑을 소개합니다.

 

SCAJ 방식의 커핑

커핑에도 다양한 역사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커피콩의 결점을 찾아내기 위해 부정적인 점을 찾아서 평가하는, 네거티브 테스트(negative test)인 브라질 방식을 주로 시행했습니다. 이후 스페셜티 커피가 등장하면서 처음부터 고품질을 보증하는 커피콩이 늘어나고, 커핑도 이에 맞춰 장점을 찾아내는 포지티브 테스트(positive test)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나라와 문화에 따라서도 추구하는 맛의 평가가 달라지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향」을, 일본에서는「맛」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커피맛을 크게 좌우하는 쓴맛의 평가가 없는 점이 아쉽지만, 먼저 일본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채용하고 있는 SCAJ 방식의 커핑을 소개한다.

 

준비물_ 원두를 간 커피가루(10g)가 담긴 유리컵, 커핑 스푼, 스푼을 씻는 물이 담긴 유리컵, 커피액을 버릴 컵, 뜨거운 물.

뜨거운 물을 붓기 전에 커피가루의 향(프레그런스)을 맡습니다.

유리컵에 뜨거운 물(95℃ 전후)을 180ml 붓습니다.

3분 동안 뜸을 들입니다.

표면의 가루를 무너트리면 갇혀 있던 향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유리컵에 코를 가까이 대고 향(아로마)을 확인합니다.

표면의 거품을 스푼으로 걷어냅니다.

⑦ ⑧ 스푼으로 커피액을 떠서 강하게 흡입합니다. 이때 입을 조금 벌리듯이 공기를 쓱 빨아들여 증기 상태로 만들고,

     냄새 분자를 기화시켜서 코 뒤쪽 인두(입안에서 코로 연결된 통로)로 감지합니다.

 

여러 번 커핑 할 때는 입에 머금은 커피를 뱉어내고, 스푼은 깨끗한 물이 담긴 유리컵에 잘 헹궈서 다음 커핑으로 넘어갑니다.

 

 

추출한 커피를 커핑(Cupping)하는 장점은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출의 컨트롤을 터득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6가지 요소에 변화를 주거나 추출 도구를 바꿨을 때의 커핑을 기록하여 남겨두면, 맛을 컨트롤하는 경향과 자기 미각의 변화 등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핑 용지를 활용하며 커핑을 꾸준히 기록하길 바랍니다. 커피의 세계로 파고들어 맛의 컨트롤을 터득하고 싶다면 당신의 큰 재산으로 쌓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까지 소개한 <커피 추출의 모든 것>을 여러 번 다시 읽고 깊이 이해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면,

최고의 커피를 추출하는 것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는 커피 추출 경험이 없고,

첫 시작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번이고 조건을 바꾸며 커핑을 반복하여 맛의 컨트롤에 도전에 바랍니다.

 

커피 추출은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무리 멋진 장소를 찾고,

아무리 아름다운 피사체를 찾아도,

그곳에서 어떤 구도로 어떻게 빛을 담아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는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움직일 때에야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 사진이 찍힙니다.

 

커피를 추출할 때도, 어떤 맛에 중점을 맞추고 어떤 맛을 뽑아내느냐에 따라 같은 원두로 전혀 다른 커피가 완성됩니다.

맛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이 설레는 커피여야 마시는 사람의 마음도 사로잡습니다.

그런 커피를 찾는 즐거움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지기 바랍니다.

 

카페의 일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커피콩을 구입하여 로스팅하고,

커피를 추출하는 주방을 구석구석 청결하게 유지하며,

도구를 정성스레 손질하여 최상의 상태로 보관하는 것도 빠트려선 안 됩니다.

세심한 배려가 켜켜이 쌓여 완성한 맛에 커다란 차이로 표현됩니다.

 

카페를 운영하려면, 커피맛뿐만 아니라

카페 안의 모든 공간을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합니다.

커피는, 커피 자체의 맛과 함께 마시는 공간에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커피의 미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