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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커피를 추출하는 법

<배전도가 다른 원두의 추출과 맛의 관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는 사실

  • 약배전은 강배전 보다 신맛이 많이 추출되며, 강배전은 약배전보다 쓴맛과 바디감이 많이 추출됩니다.
  • 배전도에 따라 추출한 맛의 밸런스가 어느 정도 결정됩니다.
  • 신맛과 쓴맛의 추출 밸런스가 좋은 중배전과 중강배전에서 단맛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 그래프는 가루의 양과 분쇄도를 똑같이 했을 때의 간단한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6가지 요소로 정확한 맛의 추구

책에 기록을 했을 무렵, 다양한 조건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커핑을 실시해 맛의 변화를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바디와 뒷맛이 포함된 항목들의 방사형 차트로 나타냈는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더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아래의 그림과 같은 그래프가 만들어졌습니다. 추출 조건을 바꾸어 맛을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지 이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크게 나누어 신맛과 쓴맛의 밸런스라는 점은 앞 내용과 같지만, 쓴맛을 끌어내는 조건에서는 전체를 종합한 바디와 뒷맛 등도 풍부해집니다. 이러한 쓴맛과 바디, 뒷맛 등의 강도로 맛에 대한 인상이 60% 결정되고, 나머지 20%가 신맛의 강도로 결정됩니다. 즉, 이러한 대략적인 이미지에 따라 추출하면 맛의 전체 80% 정도를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남은 20%는 아래의 그림에 표시하지 못한 단맛과 플레이버의 요소입니다. 이 둘은 맛 전체의 강도에 비례하여 변화하지만, 다른 요소처럼 단순히 도식화하기는 어렵습니다. 6가지 요소 중에서 일정하게 영향을 끼치는 조건은 가루의 굵기와 온도입니다. 가루의 굵기와 온도를 바꿔서 쓴맛과 신맛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었을 때, 단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커핑에서는 떫은맛과 아린 맛 등 마이너스 요인에 관해서는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좋은 커피」라고 부를 수 있는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맛을 컨트롤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미세 조정으로 정중앙을 노릴 것인지, 아슬아슬하게 테두리를 노려서 놀라게 할 것인지 문제입니다.

 

한편, 맛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배전도는 컨트롤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기본 추출에서 배전도 차이에 따른 맛의 변화를 다음 그림으로 파악해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양한 맛을 어떤 밸런스로 뽑아낼 것인가요?

6가지 요소의 법칙을 염두에 두면서 강약 조절을 확인해야 합니다.

 

 

<챕터. 3>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추출

도구의 특징을 살려서 미세하게 조정합니다

추출 도구는 다양한 구조와 형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컨트롤의 자유도가 높은 페이퍼 드립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구의 특징을 살펴보고, 그 도구를 활용한 추출을 이해합니다.

기본적으로 각 도구의 특성을 파악한 후에

<챕터. 2>의 6가지 요소로 컨트롤하고 미세하게 조정하면

좋아하는 맛에 꽤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도구로 추출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챕터. 3-1> 추출 도구의 차이 

이제까지 추출 이론을 살펴봤고, 이제 실전 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르렀습니다. 다양한 추출 도구에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각 드리퍼의 특징을 살려 기본적으로 제조사에서 추천하는 조건으로 추출했을 때, 어떤 조합의 맛이 탄생할지 실제로 확인할 것입니다.

추출 도구에는 침지식과 투과식(여과식)이 있다는 것을 <챕터. 1>에서 짧게 다루었습니다. 복습해보면 침지란 커피를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것이고, 투과란 커피가루로 층을 만들어 뜨거운 물을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양쪽 모두 물에 담그거나 물이 통과하는 동안, 커피가루의 성분이 뜨거운 물로 이동하여 커피가 됩니다. 사이펀식, 프레스식, 달임식 등은 침지식에 가까우며, 드립식과 에스프레소 등은 투과식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양쪽 요소를 동시에 지닌 도구도 많아 일률적으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지금 커피업계에서는 페이퍼 드립의 장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융 드립과 페이퍼 드립 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 하는 예전의 논쟁은 과거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각각의 추출 도구와 드리퍼마다 개성이 있고, 그 도구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로 관점이 바뀐 시대가 온 것입니다.

 

드리퍼의 개성에 근거한 컨트롤

<챕터. 2>에서 앞서 살펴보았듯이 맛을 결정하는 법칙에서 6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중에 추출 시간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즉, 드리퍼가 다르면 6가지 요소 중 하나의 조건과 관련된 추출 속도가 상당히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맛의 컨트롤은 각 드리퍼의 개성을 이해한 후에야 비로소 성립합니다. 페이퍼 드립만 해도 드립식이기에 전부 투과식인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페이퍼 드립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각 드리퍼의 구멍 개수와 구멍 크기, 리브 높이 등 구조적 차이에 따라 그리고 그 드리퍼와 세트로 사용하는 종이필터와 섬유 밀도나 두께 등에 따라, 물을 붓고 서버로 흘러나오기까지의 시간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이것이 각 드리퍼의 개성입니다.

페이퍼 드립은 1908년 독일 드레스덴에 사는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가 고안했습니다. 당시에는 천이나 철망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했는데, 더 손쉽게 추출할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멜리타식은 구멍(추출구)이 1개이며, 물 붓기도 1번에 끝납니다. 순서도 간단해서 누구든 안정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드리퍼였습니다.

그 후 100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유형의 드리퍼가 탄생했습니다. 형태로 크게 나누면, 스리 포(Three for)와 칼리타식, 멜리타식 등의 사다리꼴 드리퍼가 있으며, 하리오와 고노, 서버와 일체형인 케멕스 등의 원추형 드리퍼가 있다. 드리퍼를 옆에서 보면 그 형태의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구멍 개수로 구분하면 구멍이 3개인 칼리타 식이 유명하지만, 최근 구멍이 한 줄로 나 있지 않고 넓어진 바닥에 삼각형으로 배치된 칼리타 웨이브가 등장했습니다. 종이필터도 원형인 것을 물결무늬로 성형하여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게 되어 추출이 빨라졌습니다. 그 중간에는 구멍이 2개인 드리퍼도 있으며, 드리퍼마다 장점이 다릅니다. 드리퍼의 차이는 리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브는 드리퍼 내부의 요철(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말합니다. 리브는 드리퍼와 종이필터가 밀착되지 않게, 공기가 빠져나가는 길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 리브가 큰 제품도 많아졌습니다. 70년대에 고안한 고노의 원추형 드리퍼를 시작으로 하리오의 V60, 산요 산업의 플라워 등이 출시됐습니다. 이러한 드리퍼는 페이퍼 드립으로 융 드립의 특징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에 대한 도전입니다.

물이 최대한 두꺼운 가루층을 통과하도록, 드리퍼의 각도를 깊게 만들고 리브를 높게 해서 공기가 빠져나갈 길을 확보합니다. 구멍을 크게 설계한 것도 추출액을 원활하게 떨어뜨리기 위해서입니다. 그 점이 융 드립과 비슷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 추출 도구는 침지식일까 투과식일까요?

추출에 사용하는 도구가 침지식일까요? 투과식일까요? 양쪽 특징을 모두 지녔다면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물 붓는 횟수는 몇 번이 좋을까요? 이 드리퍼를 추출하면 어떤 맛이 나올까요?

물 붓는 횟수와 물 붓는 방식 등이 제품마다 다른 이유는 드리퍼 자체가 개발자가 의도한 특징을 갖기 때문이며, 사용설명서 등에 그 특성을 제대로 살리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부터 시작하여 도구의 특성을 파악하고 기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추출을 찾아내기 바랍니다. <챕터. 2> 추출 법칙을 이해하면 어떤 추출 도구로도 맛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