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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의 정의와 추출하는 조건

배전도야말로 커피의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생두가 지닌 맛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계산된 적정 범위 안에서 취향대로 로스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커피의 재배에서 로스팅까지 기본적인 흐름을 개략적으로 소개했는데,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대전제로서 이러한 과정을 머릿속에 넣어둔 다음에 적절히 로스팅된 원두를 준비하는 것이 곧 추출을 시작하는 첫걸음입니다.

 

로스팅한 원두를 사거나 자가 배전(셀프 로스팅)을 해도 좋습니다. 로스팅한 원두를 살 때는 질 좋은 원두를 고르는 '정확한 눈'을 길러야 하며, 자가 배전을 할 때는 '확실한 실력'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페셜티 커피 대전'을 참고를 하면 좋습니다.

프로에게 요구되는 것은 같은 맛을 재현하는 솜씨

'맛있는 커피'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매번 반드시 '스트라이크존'에 맞추는 것입니다. 더욱이 프로에게 요구되는 것은, 스트라이크존 안에서도 좀 더 정확하게 '똑같은 맛'이라고 느끼는 범위 안에서 재현해내도록 맛을 컨트롤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입니다.

커피맛은 항상 유동적입니다. 커피는 농작물이므로 같은 산지의 같은 농장에서 키우고 수확해도 그해의 기후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정제와 로스팅, 보존 관리, 분쇄 등 어느 과정에서든 공산품처럼 항상 완전히 똑같은 맛을 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최종 단계인 추출에서 이제까지의 불균형을 아울러 조절할 수 있게 추출의 구조를 이해하고, 항상 변하지 않는 맛이나 그에 가까운 맛을 재현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맛있는 커피란 어떤 것이라 생각합니까?

또 한 가지 명확히 해두어야 할 것은 '맛있는 커피란 어떤 것일까?'라는 문제입니다.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맛있다'라는 판단은 '좋다' , '싫다'와 똑같은 것으로 개인의 취향과 컨디션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맛있다'라고 하기 이전에, '좋은 커피' , '나쁜 커피'라는 객관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그렇게 하면 어떤 상황이든 누구에게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으며, 재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둘 중에서도 알기 쉬운 것은 '나쁜' 요소입니다. 맛이 나빠지는 요소를 가능한 한 없애면, 그 결과로 추출되는 커피는 '적정 범위 안'의 '좋은 커피'가 됩니다. '적정 범위 안'이라면 기본적으로 '맛없는 커피'가 되지는 않습니다.

스트라이크존이 점 하나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범위가 있다는 뜻입니다. 완성된 맛이 '볼' 이 아닌

'스트라이크'에 들어가도록 생두를 골라 로스팅하고 분쇄, 추출하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좋은 커피'를 내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과 기호는 그다음 선택지인 셈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커피'의 스트라이크 존이란, 어떻게 구체적인 조건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4가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1. 결점두가 없는 양질의 커피콩

2. 갓 로스팅한 커피

3. 적절하게 로스팅한 커피

4. 갈아서 바로 내린 커피

 

각각의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1. 결점두가 없는 양질의 커피콩

반드시 값비싼 생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결점두를 확실히 제거했는가입니다.

결점두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발효 콩, 곰팡이 콩, 죽은 콩, 미성숙 콩, 벌레 먹은 콩, 흑두(블랙빈), 과육이 남아 있는 콩, 파치먼트(내과피, parchment), 쪼개진 콩, 조개 모양 콩, 레드스킨(건조 중에 비를 맞은 콩) 등이 섞여 있으면 아무리 탁월한 로스팅 기술을 지녔어도 이상한 냄새나 부패한 냄새가 나고, 혼탁한 커피의 원인이 됩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에 따라 커피는 고품질 시대를 맞이했고, 결점두의 혼입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핸드 피킹이 필요하며, 스페셜티 커피 외에도 충분히 품질 좋은 커피가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2. 갓 로스팅한 커피

커피의 유통기한은 원두를 그대로 실온에 보존할 때, 로스팅 후 2주 이내가 기준이다. 물론, 주변 환경과 보존 방법에 따라 신선도가 좌우된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면 열화 속도가 빨라지므로, 장기간 보존할 때는 냉장이나 냉동을 추천한다. 소분해서 밀봉한 채로 냉동하면 1개월 이상 보존할 수 있다. 로스팅한 원두를 살 때는, 보관 상태와 로스팅 날짜 확인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3. 적절하게 로스팅한 커피

로스팅의 목적을 생두가 지닌 특성과 개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다. 최적의 배전도는 커피콩에 따라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약배전부터 강배전까지 한차례 볶고, 향미의 변화를 확인하면 적절한 배전도를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배전도 항목에서 다루겠지만, '커피 대전'에 '시스템 커피학'이란 이름의 로스팅 차트를 제시했습니다. 저지대에서 생산한 부드러운 타입에서 고지대에서 생산한 단단한 타입의 생두까지, 약배전에서 강배전에 이르는 배전도의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란 지극히 어려운 기술입니다. 이 점을 참고해서 적정 범위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해야 합니다.

 

4. 갈아서 바로 내린 커피

커피는 원두 그대로 보관하고, 추출 직전에 가루로 분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커피가 신선하지 않으면 물을 부어도 부풀지 않습니다. 가루로 분쇄하면 표면적이 수백 배가 되므로, 공기와 접촉면이 늘어나 열화나 산화를 멈출 수 없습니다.

분쇄기가 없는 가정에 가루로 판매할 때도, 밀봉해서 최대 1주일간 냉장 보관할 수 있다고 반드시 알려주어야 합니다.

또한, 한번 추출한 커피를 보관하거나 다시 데워서 마시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즉, '좋은 커피' 란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결점두를 제거한 양질의 생두를 적절히 로스팅하여, 신선할 때 올바르게 추출한 커피"

 

'좋은 커피'가 반드시 모두에게 '맛있는 커피'라고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나쁜 커피'는 틀림없이 '맛없는 커피'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